3월 1일

남인도 여행 2일째

날씨는 역시 땡큐~~

어젯 밤에 묵은 호텔의 착오로 수학여행 온 학생들과 출차 시간이 겹치기가 되었나보다. 

땅 덩어리가 넓은 나라도 호텔이 시내에 있다보니 이런 일도 발생하는구나... 

집결하여 이동하기로 한 시간보다 1시간 가량 차가 움직이지 못한다니 각 차량의 현지 가이드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이기는 편 우리 편~~~

그도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하루 일정이 전부 밀리게 생겼으니. . .

어쨋는 우리는 버스를 타고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탄자부르' 장장 5시간 이동 거리

오늘은 걷는 시간보다 이동하는 시간이 더 많은 스케줄이다보니 창문 밖 세상은 핸드폰을 유리창에 착 붙이고 게처럼 옆으로 앉아 찍어야겠다.

아래 사진은 휴계소

2시가 넘도록 점심을 못 먹어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몽키바나나 2개, 오렌지 하나로 시장기를 달랜다. 

이 아저씨는 건축 자재를 머리에 이고 아스팔트를 모랫길을 맨발로 다닌다.

유심히 지켜보니 여자들은 물건을 들고 다니고 남자들은 머리에 이고 다녔다.

아저씨는 우리가 휴계소에서 머무는 동안 몇번이나 왕복으로 자재를 날랐다. 머리에는 아주 가볍게 2장만 이고~~

버스는 계속 남쪽으로 달린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이 끝났는지 각각 다른 교복을 입고 하교하고 있다. 

머리는 어쩜 저렇게 까맣게 이쁘게 땋고 다닐까~~

잠점 사막화가 되어가는 강과 이제 막 추수를 앞두고 있는 논들. . . .

강 이름은 들었으나 기억이 없다.

메모를 게울리 한 탓이다. . 

강폭은 매우 넓었으나 흐르는 물줄기는 양이 적고 잡풀도 나지 않아 사막화가 진행중인것이 보인다.

환경문제는 너희 나라 우리 나라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다. 

심각하다.. . .

우리네 나이 또래들은 들에 벼가 익으면 내 논이든 남의 논이든 그냥 좋았다.

들판에 벼가 노랗게 익어 바람에 살랑대면 유채꽃보다 더 이쁘고 설렌다.

인도 쌀은 찰기가 없고 불면 날아갈 듯한 안남미라고 하는데 나는 여행 내내 밥을 한 번도 먹지 않았다.

계속 호텔에서만 식사를 하기 때문에 먹을 것이 매우 풍족하고 맛있는 음식이 많았는데 특히 난을 좋아해서 이 번 여행에서는 원없이 난을 먹었다는~~

금방 구워서 가져다 주는 난은 정말 맛있다.

아. . .

밥 이야기 하니까 배고프다.

공항에서 나눠준 과자라도 먹어야지

'탄자부르'에 도착하여 점심인지 저녁인지 모를 식사를 허겁지겁 하고 '브리하디스와라 사원'으로 이동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 여행 코스 가운데 하나다.

11세기 무렵 촐라 왕조의 라자라자왕자가 세운 사원이라고 한다.(맞나 모르것다. .)

사바신을 모시는 사원으로 화강암과 붉은 벽돌로 지은 남방형 양식으로 남인도의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팁~~~~

인도 갈때는 꼭 덧신이나 헌 양말 지참(신고 버릴 것이면 더욱 좋다.)

사원 입장의 필수는 모자 벗고 신발을 벗어야하는데 모래만 밟는 것이 아니라 아스팔트나 대리석을 밟고 다닐때도 있으므로 매우 뜨겁다. 

흐미. . .  

멋모르고 양말도 벗고 정중하게 맨발로 입장하셨더랬다.

가장 뜨거운 시간에 맨발로 사원 바닥을 돌자니 한 낮 땡볕에 잘 달구어진 바닥이 어찌나 뜨거운지. . . ㅎㅎ

그 다음 부터 사원을 갈 때는 양말을 신고 하나씩 버리기 시작했다. 

아래는 사원의 건축양식이다.

본 건물을 끼고 왼쪽으로 돌면 나무 한 그루가 있다. 그 나무 쪽에서 측면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오는 듯 하다.

우리 모두 거기서 인증샷을 한 방씩~~

왼쪽으로는 긴 회랑이 있다. 회랑 벽에는 벽화가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데 들어가지 못하도록 줄을 쳐 놔서 가까이서 볼 수는 없었고 사진만 찍었다.. 

붉은 벽돌로 조각된 부조는 평면으로 보이는 사진으로는 아무리 잘찍어도 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길이 없다.

그 오래전 기술로 어찌 저렇게 아름답게 조형물을 만들 수 있었는지 인간이 신인지 신이 인간인지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아래는 정면에서 찍은 사진이다. 

아래 사진은 천정과 회랑의 벽화이다.

물감은 식물에서 얻은 천연 염료라고 한다.

화려하지 않고 단아하며 품위가 있다. 

나도 저 물감을 얻고 싶다.

가이드에게 인도의 자연 염색 물감을 사고 싶다고 물어보니 반응이 시큰둥. . . .

내가 뭘 잘못했나~~ㅎㅎ

인도 물감에 대해 공부를 해야하나. . . 

아 저 푸른색이 너무 이뿌다. . . .

불교미술을 전공하는 제자들이 있어 고개를 하늘로 쳐들고 천정까지 찍느라 죽는줄. . 

불화는 색도 아름답지만 선의 예술이다. 색에 따라 긋는 선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예전 우리 불화를 그리는 선조들은 시왕님 습화만 10년씩 그렸다고 한다. 참고로 습화 한장 그리는데 잘그려도 2시간 이상 걸리는데. . .

헉. . . 

회랑을 돌아 나오니 일행들이 사라졌다.

멀어져간 일행들을 쫓아 가려는데 이 가족의 모습이 발목을 잡는다.

벽화보다 아름답지 않은가. . .

또 어디로 사라졌다는 남편의 지청구를 들을까봐 사라락 일행 속으로 스며든다.

어느새 내 그림자가 길어졌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나

두 시간만 더 주면 참 좋겠다.

주마간산 식으로 사진만 찍다가 말 것인가. . . .

주저 앉아 하루를 꼼꼼히 보고 설명을 듣고 그러고 싶다. 

저 아름다운 건축물을 이렇게 사진 몇 장만 찍고 돌아서는 것이 맞나. . . . .

버스는 우리를 싣고 '트리치'로 한 시간 반을 이동하여 숙소로 향했다.

왠지 인도는 있지도 않은 어머니가 기다릴 것 같은 그런 따스한 나라다. 

사람들의 웃음이 그리울거고 아직은 수줍은 미소가 그리울거다. 

이미 밖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조용히 흔들리는 창가에 머리를 대고 스쳐가는 검푸르스름한 사물들을 본다.

우리는 이 곳을 스쳐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 잊지못할 그리운 곳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찾아올 것이다.

분명히. . . . .

불현듯 강 건너 빈 집에 불이 켜지고

사립에 그대 영혼 같은 노을이 걸리니

바위 틈에 매어놓은 목란배 한 척

황혼을 따라 그대 사는 쪽으로 노를 저었습니다. 고정희 - 강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