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8부터 3월 11일까지 '남인도와 스리랑카' 13일 여행.

긴 시간 자리를 비울 수 있을까 걱정하며 스리랑카 국적기 UL 471편에 몸을 실었다.

대충 계산해도 기내에서 9시간을 보내야 한다.

2014년도 였던가?

한국서학연구소에서 같이 동문수학하던 김선생이 남인도를 다녀와서 책을 한 권 썼다고 내민다. 

그 때는 나도 한참 중국 서사기법을 번역하고 있던 때라 감사 인사와 함께 책꽂이에 그대로 꽂아 두었더랬는데 문득 그 책이 생각났다.

'남인도 인문기행'

흰 머리가 멋있는 분 잘 지내시나 몰라...

가는 내내 느긋하게 모처럼 졸다 읽다, 읽다 졸면서 남인도의 정서에 빠져 들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나라 인도. . .

여차저차하여 이제서야 조우하게된 인도 여행이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우리들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29일

여행 첫날의 시작

인도 가이드가 걸어준 메리골드 꽃목걸이는 1달러와 함께 하루를 쉬게 해 준 호텔 방에 살포시 내려 놓고 왔다. 

인도 4대 도시 가운데 하나라는 '첸나이'

어젯밤 기내에서 내려다 본 남인도의 불빛은 차분하고 은은하며 편안하였다. 

길에는 화려한 사리를 입은 여자들의 아름다운 모습들

도시 풍경은 다소 메말라 보이긴 했으나 그닥 이질감이 들지 않았고 낮 온도가 32도를 웃돈다는데 아침 바람은 선선하니 좋다.

조용하게 시작하는 기분좋은 아침이다. 

오늘은 '첸나이'의 대표적인 건물 성토마스 성당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남인도의 첫 여행을 시작해본다. 

아래 사진은 성토마스 성당의 외부 모습이다.

아래 사진은 성토마스 성당의 내부 모습이다.

성당의 내부에는 장괴할 수 있는 의자와 양쪽으로 성모님의 아름다운 조각상과 함께 감실이 있다. 

무릅꿇어 장괴하고 함께하는 여행자들이 무사하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 갈 수 있도록 기도해본다. 

1986년에는 교황께서도 다녀 가셨다는 사진이 벽에 붙어 있고 천정과 감실의 색 조화가 너무나 아름다워 찬란한 성당 모습...

건물을 나와 왼편으로 돌아가면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데 그 곳에는 성토마스가 묻힌 자리라고 한다. 

벗어 두었던 운동화를 신는다.

햇빛에 빛나는 하얀 건물은 성스러웠고 아름다웠으며 축복이었다. 

우리는 다시 버스에 실려 '마말라푸람'으로 향한다.

인도양의 일부인 벵골만을 따라 펼쳐진 마리나 해변의 길이는 12키로 정도라고 한다. 

옥색 바다와 은빛 모래가 무색하게 아무렇게나 흩어진 고깃배와 그물들이 널려있다. 길가 좌판에는 게 몇 마리, 물고기 몇 마리를 늘어 놓고 팔고 있는데 흥정하는 손님은 보이지 않는다. 

사람사는 세상 어디에나 고단한 삶은 있기 마련인가. . . 

아래 사진은 차창 밖으로 스치듯 자나치며 찍어본 그들의 일상으로 부지런한 인도 여성들의 한 단면일 것이다. 

벵골만 푸른 바다를 왼쪽으로 끼고돌아 2시간 여를 달리니 세계문화유산 군이 모여있는 '마말라푸름'에 당도한다.

7세기에 지어진 힌두 사원 '쇼어'는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라고 한다. 

하나의 화강암에 부조된 '빤쯔라타'와 세계 최대 부조물로 마하바타라에 등장하는 아르주나 고행상. . .

세월의 풍파와 쓰나미로 인하여 부조물의 눈, 코, 입은 무질러져 형체를 알 수 없다. 

아니 어쩌면 가이드의 설명과 달리 수많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쓰다듬는 손길이 저리 만든 것은 아닐까?

모래밭에서 신발을 털자니 아름다운 연인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잘 나왔으려나 모르겠네...

고행상은 커다란 바위에 새긴 부조물로써 코끼리가 단연 돋보이는데 

이런 쯧쯧쯧. . .

용량이 너무 커서 사진이 안 올라가는 불상사가. . . .

고행상을 보고 오른쪽으로 올려다 보면 커다란 둥근 바위가 하나 보인다. 일명 '버터볼'

연인 둘이 바위 그늘에서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햇살이 작렬한다. 

버스가 제일 시원하다. 

스리 오로빈도가 세웠다는 '오로빌'로 향한다.

폰디체리의 세계 최대 공동체 마을 오로빌과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의 이상향을 구현하기위하여 세워진 아쉬람을 보기 위하여 열심히 걷는다.  

혹시 명상도 하려나 하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열심히 가이드를 따라 걸어 도착해보니 보이는 것은 저 멀리 있더라는 ㅎㅎ 

세계 각지에서 다만 명상을 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든다는 곳. . . 

저 멀리 오로빌의 명상센타가 보인다. 예약을 해야만 들어 갈 수 가 있다는 곳.. . .

노을이 하늘에 물감처럼 번지고 있는 저녁. . . .

어쩌면 내 생을 가로질러 오매불망 인도에 살았으려나?

전혀 인도가 낯설지 않고 편안함은 과연 나만 그럴까?

오늘이 저문다. . . .